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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락장 뒤 의외로 빠른 회복? 증시 데드캣(일시적 반등) 바운스 vs V자형 급반등

2020/04/06 11:17:00매경ECONOMY
큰 폭락을 앞둔 데드캣 바운스(dead cat bounce)일까. 아니면 역대 최단기 약세장으로 훈훈하게 마무리될까.

전 세계 증시가 전례 없는 단기 큰 폭 하락을 경험한 뒤 급반등에 성공했다. 불과 한 달 만에 시가총액 30~40%가 사라졌다 20% 가까이 회복하자, 증권가는 향후 움직임을 예측하느라 분주하다.

사상 최고 행진을 거듭하던 미국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2월 중순 2만9000대까지 올랐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가 팬데믹(세계적인 유행)으로 이어지자 폭락을 거듭하더니, 3월 23일 1만8000까지 추락했다. 한 달 만에 시총 40%가 날아간 것이다.

지난 3월 12일은 전 거래일보다 9.99%포인트 빠지며 33년 만의 ‘최악의 날’을 경험하기도 했다.

반등세로 돌아서는 데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미 행정부가 추진한 2조2000억달러 규모 경기 부양 법안 협상이 타결되며 단 하루에 11.37% 반등했다. 미국 역사상 83년 만의 최대 상승률이었다. 이후 다우존스지수는 2만선을 지키는 중이다.

한국 증시도 다르지 않았다. 2월까지 2200선을 지켜왔던 코스피는 3월 19일 1400대로 무너졌다. 외국인이 연일 팔아치우는 가운데 개미투자자가 물량을 받아내며 버텼다. 그러다 미국 증시 상승세와 맞물려 반등에 성공하더니 3월 31일 1700선까지 끌어올렸다. 1700이 무너져 1400까지 빠진 이후 곧장 회복에 성공한 것이다. 한국CXO연구소가 국내 주요 상장사 100곳 주가와 시가총액을 분석해보니, 코로나19 국내 첫 확진자가 발생한 1월 20일 895조원이었던 상장사 100곳 시가총액은 두 달 지난 지난 3월 20일 30%가량 하락한 629조원까지 떨어졌다. 이후 불과 열흘 새 8.2% 회복해 3월 30일 681조원대로 올라섰다. 세계보건기구(WHO)가 팬데믹을 선언한 지난 3월 12일과 비교하면 시총은 94.5% 수준까지 회복했다.

▶바닥 아직 모른다?▷미국 실업률 ‘공포 수준’관심사는 반등세가 이어질지 여부다. 결론부터 말하면 비관론이 우세하다. 최근 반등장은 데드캣 바운스에 불과하니 상승세에 취해서는 안 된다는 경고가 나온다. 데드캣 바운스는 주가가 큰 폭으로 떨어지는 가운데 잠시 반등하는 현상을 말한다. ‘높은 곳에서 떨어뜨리면 죽은 고양이도 튀어 오른다’는 미국 월가에서 유래한 말이다.

비관론자는 코로나19 사태 해결이 단기간에는 어렵다는 점을 근거로 든다. 특히 미국 확산세가 우려스럽다. 최근 미국 사망자가 10만~20만명까지 나올 수 있다는 보고서가 파장을 낳았다. 부활절(4월 12일) 정상화를 꿈꿨던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 의견을 받아들여 4월 한 달로 ‘사회적 거리 두기’ 기간을 연장했다. 미국 내 확산세가 심해지면 글로벌 경제 회복과 증시 반등의 꿈은 멀어진다.

백신 개발도 뚜렷한 성과가 없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월 “3~4달 안에 준비될 것”이라 발언했으나 의료계에서는 18개월 이상, 아무리 낙관해도 ‘최소 1년에서 1년 반’으로 예상한다. 백신이 나오지 않는 한 글로벌 경제는 ‘올스톱’될 수밖에 없다.

코로나19 여파로 미국 실업률이 예상 밖 심각한 수준이라는 점도 불안 요인이다.

미국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은 올 2분기 4700만명이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미국 최장 호황기에 따라 3.5%까지 떨어진 미국 실업률이 1930년대 대공황 때를 뛰어넘어 최대 32.1%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암울한 수치다. 이 같은 실업률 전망치는 대공황 절정기인 1933년 미국 실업률 최고치 24.9%를 가뿐히 뛰어넘는다. 미국 슈퍼 부양책 효과 등을 감안하지 않았다지만 고용시장 충격이 예상을 뛰어넘는다는 의미로 읽힌다.

민간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도 올 2분기 미국 실업률이 12.8%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15개 주 정부가 생활 필수 업종을 제외한 상점과 시설에 기약 없는 휴업 명령을 내린 데 따른 예측치다. 최근 300여만명이 한꺼번에 실업수당을 신청한 데 이어 당분간 실직자 규모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경기를 살릴 중요 변수인 유가도 위협 요인이다.

국제유가는 지난 3월 30일 기준 18년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5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6.6%(1.42달러) 미끄러진 20.09달러에 장을 마쳤다. 2002년 2월 이후 약 18년 만에 최저치다. 브렌트유 역시 22.64달러에 거래되며 18년 만의 최저 수준으로 낮아졌다. 국제유가는 수요가 줄어드는 데다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 간 유가전쟁으로 직격탄을 맞았다.

여기에 더해 국내 증시는 외국인 이탈이라는 초대형 악재에 직면했다. 외국인은 최근 코스피 시장에서만 20거래일 연속 12조원가량 순매도했다.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가 반등하면 외국인 순매수 전환을 기대할 수 있는데 그 시기를 2분기 말에서 3분기 초로 본다”며 “1~2개월가량 10조~15조원 외국인 이탈을 더 견뎌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외국인은 한국에서 500억달러(약 61조원)를 빼간 바 있다.

▶최악은 끝났다?▷부양책 효과…‘바닥 넓은 U자형’소수지만 긍정적인 목소리를 내는 전문가도 없지 않다. 다만 바닥에 다다랐다 하더라도 반등은 느린, 바닥이 넓은 U자형 회복세를 전망하는 이들이 대세다. 믿을 구석은 전 세계의 대규모 부양책이다. 미국은 국내총생산(GDP)의 10.2%인 2조2000억달러 경기 부양책을 가동했고 연방준비제도는 무제한 채권 매입, 회사채 지원책 등을 발표했다. 독일도 1조유로를 쏟아붓겠다고 발표했다. 코로나19 확산이 진정된 중국은 3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52를 기록해 예상치(44.8)를 웃돌았다.

우리나라도 100조원 규모의 경제·금융시장 지원책을 내놨다. 특히 채권안정펀드와 증권시장안정펀드 규모를 당초 예상보다 2배 이상 키워 각각 20조원, 10조7000억원으로 가동하기로 했다. 실물경제 위기를 막는 동시에, 바이러스 이슈가 신용 경색으로 이어지는 최악의 상황을 막겠다는 강력한 정부 의지를 보여줬다는 평가다.

강현기 DB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위험지표가 과도하게 상승한 후 줄어들 여지가 있다면 주식시장 바닥이라고 볼 수 있다”며 “VIX지수(변동성지수)는 월간 단위 기준으로 금융위기 당시보다 높은 수준이다. 주가가 걱정의 벽을 타고 넘으며 반등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실제 월가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는 3월 한때 역대 최고치인 85선까지 치솟았지만 4월 들어 53선에 머물고 있다. 미국 시장에서 폭락 불안감은 어느 정도 진정됐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JP모건체이스는 “유례없는 경기 부양책 등 시장 안정화와 회복을 위한 조건이 갖춰졌다”며 “석유와 일부 신흥국 통화를 제외한 위험자산 대부분이 저점을 찍었다”고 주장했다. 오는 2분기 위험자산이 지금보다 더 비싸게 거래될 가능성이 높아 시장에 다시 진입해야 할 때라는 주장이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경기 침체를 반영한 코스피지수 저점은 1750선인데 다시 조정을 거친다고 해도 지난 저점까지는 가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을 냈다.

이경민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글로벌 금융시장 방향성은 3월 말~4월 초 이후 좀 더 명확해질 듯 보인다”며 “현재로서는 추가 하락보다 상승 가능성을 높게 본다”고 밝혔다.

[명순영 기자 msy@mk.co.kr][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 2053호 (2020.04.08~2020.04.14일자) 기사입니다][ⓒ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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