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뉴스

돈주고 찍은 웨딩스냅이 버젓이 홍보용으로?…'불공정약관 논란

2020/06/02 15:00:03파이낸셜뉴스

출처=fnDB *본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합니다.

서울 한 스냅촬영 업체에서 고객과의 촬영계약을 맺은 계약서 말미에 기재 된 '갤러리에 올리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는 조항.



[파이낸셜뉴스] #. 지난해 결혼식 스냅촬영을 위해 M업체와 계약을 맺고 비용을 지불한 후 촬영을 마친 A씨는 황당한 일을 겪었다. 지인으로부터 스냅촬영 업체들을 한데 모아 볼 수 있는 플랫폼 앱에서 자신의 사진을 봤다는 말을 전해 들은 것이다. 찾아보니 A씨를 앞세운 홍보용 사진은 올해 초부터 이 앱에 올라와 약 4개월 간 노출 된 상태였다. A씨는 업체에 항의했고, 업체는 이미 계약서에 포함된 내용이라며 문제 될 건 없지만 사진은 내려주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최근 기억하고 싶은 순간을 남기기 위해 스냅촬영 수요가 크게 증가하는 가운데, 업체와 고객들 간 '초상권' 관련 갈등도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고객들은 정당한 대가를 지불한 스냅 사진에 대해 불특정 다수가 볼 수 있는 홍보용으로 사용되는 것이 부당하다고 주장하는데 반해 업체에서는 이미 촬영계약서 상 관련 조항이 포함돼 있다면 문제 될 게 없다면서 맞서고 있기 때문이다.

A씨는 자신의 얼굴이 나온 사진이 동의 없이 홍보용 플랫폼에 수개월간 올라갔던 사실에 불쾌감을 표현했지만 M 업체는 "이미 촬영 계약서 상 '계약한 고객의 사진은 갤러리에 올리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는 조항이 포함됐었다"며 "문제는 없지만 불쾌하다면 사진을 내려주겠다"는 취지의 답변을 받았다.

하지만 M업체가 계약서 상 '갤러리 동의 조항'을 포함했더라도 고객의 초상권 등 권리를 침해할 수 있는 조항이라면 별도의 동의가 필요하다고 공정거래위원회는 보고 있다.

공정위 약관심사과 관계자는 "약관에 고객의 사진을 상업적으로 사용하는 것에 동의한다는 규정을 포함시키고 있다면 약관법 위반 소지가 있다"면서 "사진 등 초상권에 관한 사항은 당사자에게 사전에 개별적인 동의를 얻어야 할 사항이라고 판단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특히 업체가 계약서상 기재한 '갤러리'에 대해서도 자사의 홈페이지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말하는 것인지, 플랫폼 업체 등 2차 제공이 가능한지 등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없어 논란의 소지가 있다.

이와 관련 M업체 측은 "별도 고지를 하진 않았다"면서도 별도의 답변을 하지 않았다.

법조계 역시 이 같은 업체의 '꼼수 조항'은 약관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도 "약관규제법상 문제가 될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약관규제법이 명시하는 불공정약관 조항 조건에 따르면 △고객에게 부당하게 불리하거나 △고객이 예상하지 어려운 조항이거나 △본질적 권리를 제한하는 조항일 경우가 해당된다.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이 조항이 고객의 권리를 제한함에도 별도 고지가 없었던 점에 주목하고 있다.

법무법인 바른의 백광현 변호사(공정거래팀)는 "사진을 찍은 고객에게 초상권은 물론 소유권까지 있다고 해석이 가능한데, 그것을 별도 허락없이 사용했다면 조항자체가 부당하게 불리하다고 볼 수 있다"면서 "특히 이 같은 경우는 원래는 사용하면 안되지만, 동의를 얻어야 한다는 예외 조항으로 넣었어야 하는 것으로 보여 의제표시 의제조항 위반에도 해당될 소지가 있다"고 분석했다.

pja@fnnews.com 박지애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한줄달기 목록을 불러오는 중..

가장 많이 본 뉴스

더보기

뉴스검색

검색 폼 실시간속보

한줄달기 많은 뉴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