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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마스크 찾아보기 힘든 뚝섬…나사풀린 한강 공원

2020/06/05 16:35:22매일경제
지난 4일 밤 10시쯤 찾은 서울 광진구 자양동에 있는 뚝섬한강공원. 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19가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지만 이곳 만큼은 예전처럼 사람들로 북적였다. 언뜻 보기에 수백 명의 사람들이 나와 초여름의 밤을 즐기고 있지만, 절반 이상은 마스크를 쓰지 않고 있었다.

"사람들이 이렇게 다녀도 괜찮으냐"고 공원 관계자에게 묻자 "어쩔 수 없지, 젊은 사람들. 어떻게 막아"라는 답이 돌아왔다. 그는 "맨날 저렇게 모이는데 그래도 술집보다는 나아. 좀 떨어져 있고, 야외잖아"라고 덧붙였다.

◆한강공원은 '코로나19 이전의 세상'공원에 들어서기도, 좋은 자리를 찾기도 쉽지 않았다. 청담대교와 가까운 제3주차장 출입구부터 막 도착한 사람들과 떠나려는 이들이 한데 모여 복작거렸다.

차 댈 곳이 부족해 이중으로 주차된 차들 사이로 전화 주문한 배달음식을 받는 사람들의 모습이 보였다.

배달음식과 인근 편의점에서 산 과자·맥주 등을 양손 가득 들은 이들이 찾은 곳은 청담대교 밑 계단 근처. 자벌레 전망대를 중심으로 가로·세로 30m 남짓한 공간에 모인 시민은 족히 100여 명을 넘어섰다.

보건 당국이 권장한 2m 거리두기 실천은 여기서는 거의 찾아 볼 수 가 없었다. 많게는 10명 이상이 한자리에 모여있기도 했다. 앉아있는 시민들 중에서 마스크를 제대로 착용한 사람들도 찾기 힘들었다.

편의점 앞 야외테이블 간 간격도 1m가 채 되지 않았고, 버리고 간 배달음식 포장과 맥주 캔, 커피 등이 넘쳐나 쓰레기통 주변에 한가득 떨어져 있었다. 여름휴가철 해수욕장 풍경을 연상시킬 정도였다.

공원 내 농구장 상황도 비슷했다. 시민 30여 명이 운동을 하고 있었지만, 땀이 나거나 숨이 찬다는 이유로 마스크를 벗어놓은 이들이 대부분이었다. 코트 내에서 마스크를 착용한 사람은 단 2명뿐이었고, 그마저도 1명은 금세 벗어버렸다.

가족·친구들과 한강을 찾은 시민들의 수는 밤 11시쯤 조금씩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한 후에야 비로소 줄어들었다.

◆최근 일주일새 확진자 266명 증가방역 당국에 따르면 정부가 지난달 6일 '생활 속 거리두기'를 시작한 후 한 달간 보고된 신규 확진자는 825명으로,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된 그 직전 한 달(567명)에 비해 31.3%가 증가했다. 사람 간 접촉이 많아지고, 잦아질수록 확진자가 늘어난다는 방증이다.

특히 수도권에서는 최근 소규모 집단감염까지 연이어 발생해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5일까지 일주일간 신규 확진자가 266명이 발생했다.

방역 당국과 의료계에서도 시민들이 경각심을 풀고 코로나19 이전으로 회귀하려는 것은 아직 이르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앞서 지난달 미국 국립보건원(NIH) 산하 당뇨·소화·신장질환 연구소(NIDDK)와 펜실베이니아 대학 연구진은 일상 대화에서 발생한 침방울이 공기 중에서 코로나19 감염을 유발할 수 있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사람이 1분간 말할 때 8분간 공기 중에 부유할 수 있는 바이러스 침방울이 1000개 이상 만들어지는데, 그 침방울을 통해 코로나19가 타인에게 전염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인파가 몰리거나, 운동 때문에 호흡량이 많아지는 야외시설에서도 실내시설만큼 주의해야 하는 이유다. 실내가 아니라고 해서 감염병이 확산하지 않는다는 보장은 없다.

또 한강공원 등 야외시설은 QR코드 스캔·방문기록 작성·체온 측정 등이 이루어지지 않아, 확진자가 발생하면 그 동선과 접촉자를 판별하기도 어렵다.

단 한 명의 파급력이 얼마나 강한지는 신천지 교인인 '대구 31번'과, 이태원 클럽을 찾은 '용인 66번' 사례에서 이미 드러났다.

◆정 총리 "방심은 가장 큰 위험요인"서울시와 방역 당국은 수도권에서 확진자가 계속 발생하는 이유가 감염경로를 찾기 힘든 무증상 감염자의 '조용한 전파' 때문으로 판단 중이다.

이에 유동 인구가 많고 인구 밀집도가 높은 수도권의 특성이 맞물리면서 학원, 종교시설, PC방, 클럽 등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5일 정례브리핑에서 정세균 국무총리의 "수도권에서의 방심은 가장 큰 위험요인이며 코로나19가 종식될 때까지 일상을 지키는 최선의 백신은 거리두기임을 명심해 달라"는 요청을 대신 전했다.

윤 총괄반장은 "다음 주말까지 수도권은 강화된 방역조치의 적용을 받게 된다"며 "부디 수도권 주민께서는 이번 주말에 긴장을 끈을 놓지 마시고 마스크 쓰기, 손 씻기, 거리두기 등의 기본적 방역수칙을 꼭 지켜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이어 "각종 만남과 모임은 미뤄주시기를 거듭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이날 자정 기준 국내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는 1만1668명으로, 전날보다 39명이 늘었다.

완치돼 격리 해제된 이는 1만506명이고, 889명은 현재 치료 중이다. 사망자는 273명이다.

[이상현 인턴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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