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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경의 亞!금융]특별지위 박탈에도 가치 오르는 홍콩달러

2020/06/07 09:09:39이데일리
- 홍콩달러 초강세에 금융당국 하루에 2번 시장 개입
- 넷이즈, 징둥닷컴 등 中 IPO 대어에 홍콩으로 돈 몰려
- 美 특별지위 박탈에 시진핑 정부 금융허브 사수 맞불
- "견고한 인프라에 中 자본 매력..돈 된다면 금융허브 유지할 것"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미국이 홍콩의 특별지위 박탈 작업을 시작하자 중국은 전방위적인 ‘홍콩 지키기’에 나서고 있다. 애국심으로 무장한 중국 기업들 역시 홍콩 증시 상장을 준비하며 글로벌 큰손들의 돈을 홍콩으로 끌어들이고 있다.중국이 홍콩에 대한 지원을 강화할 것이라고 엄포를 놓는 분위기에 오히려 홍콩달러는 강세로 돌아서는 기현상마저 나타나고 있다.

홍콩달러, 美 특별지위 박탈에도 가치는 급등6일(현지시간) 홍콩금융관리청(HKMA)은 하루 동안 두 차례 시장에 개입하며 10억홍콩달러, 38억8000만홍콩달러씩 시장에 내놓았다. 미국이 홍콩의 특별지위를 박탈하겠다고 나서며 홍콩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이해가 되지 않는 일이다. 홍콩에 대한 불안감을 반영했다면 홍콩달러의 가치는 떨어져야 하고, 이를 막기 위해서는 시중에 있는 홍콩달러를 사들여야 한다. 특히 홍콩은 홍콩달러를 달러 가치에 고정해 1달러당 7.75~7.85 홍콩 달러에서 움직이는 ‘페그제’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6일 홍콩 시장에서는 달러가 대거로 유입되며 오히려 홍콩달러 가치가 급등했다. 이유는 간단했다. 중국 기업들의 러브콜 때문이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중국 모바일게임 회사 넷이즈는 11일 홍콩증시에 2차 상장을 해 최대 26억달러의 자금을 조달할 방침이다. 넷이즈는 이미 나스닥에 상장을 했지만 홍콩에서 2차 상장을 해 자금을 조달할 예정이다. 넷이즈는 한국의 네이버 같은 포털사이트 ‘163닷컴’을 운영하면서 온라인게임을 유통하는 회사다.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스타크래프트2나 하스스톤, 오버워치 같은 게임도 서비스하고 있다.

넷이즈의 상장이 끝나면 바로 한 주 뒤 징둥닷컴이 홍콩 증시에 데뷔한다. 징둥닷컴은 알리바바와 함께 중국 전자상거래의 한 축을 담당하는 회사다.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두 기업이 홍콩 상장을 통해 70억달러 가량의 자금을 끌어모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넷이즈 로고[넷이즈제공]
홍콩 금융허브 지키기 전방위 사수에 나선 중국그런데 앞서 미국은 홍콩의 특별지위를 박탈했다. 미국은 홍콩이 중국과 다른 정치·경제체제를 유지한다고 보고 홍콩의 중국 반환 이후에도 홍콩에 특별지위를 인정, 1992년 이후부터 관세, 무역, 비자 등에서 혜택을 부여했다.하지만 중국 정부가 홍콩 국가안보법을 통과시키자, 홍콩이 더이상 중국과 다른 정치·경제체제를 유지하기 힘들 것이라 판단한 것이다.

특별지위 박탈로 관세나 비자 혜택이 사라지면 홍콩에 있는 1300개 미국 기업들은 더 이상 홍콩에 남아 있을 이유가 없어진다. 뿐만 아니라 홍콩 내 미국 기업들과 교류가 많은 기업들 역시 연쇄적으로 이동할 가능성도 있다. 기업들이 빠져나가면 홍콩에 있던 외환들도 빠져나가기 마련이다. 이에 중국은 홍콩의 금융허브 자리를 지키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가오펑(高峰)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홍콩의 독자 관세 구역 지위를 단호하게 지키고 홍콩의 국제 금융·무역·통상 중심 지위를 단호히 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 역시 “홍콩은 중국의 특별행정구로 홍콩 특구의 국가안보를 수호하는 입법은 순전히 중국 내정으로, 외부세력이 홍콩에 개입하는 잘못된 행위를 하면 우리는 필요한 조치로 반격할 것”이라고 말했다.

클리멘트 챈카밍 BDO 디렉터는 미국의 특별지위 박탈에도 자금이 몰리며 홍콩달러가 강세를 보이는 점이 의미심장하다고 지적한다. 중국기업들이 홍콩증시로 몰리면서 글로벌 자금을 흡수, 특별지위 박탈로 인한 홍콩의 자본 유출을 막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

게다가 뉴욕증시는 중국기업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고 있다. 미국은 중국기업이 금융당국의 검사를 받도록 의무화하고, 이를 3년간 거부하면 자동 상장폐지 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나스닥 역시 ‘미국 금융당국을 상대로 한 기밀유지 관련 법령이 있는 국가 기업이 나스닥에 상장하려면 2500만달러(약 310억원) 또는 시가총액 25% 넘는 자금을 공모해야 한다’는 새 규정을 도입할 예정이다. ‘정보를 취득하기 어려운 국가’에는 물론 중국이 들어간다. 이에 중국 기업으로선 뉴욕증시의 제재를 피하면서 시진핑 정부에 협조할 수 있는 만큼, 홍콩 IPO 행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물론 홍콩을 둘러싼 위기감은 여전히 크다. 미국 기업의 이탈 가능성 외에도 홍콩보안법을 제정하면서 자유로운 비즈니스 환경에 대한 우려가 싹트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미 다져진 금융허브의 인프라와 언어적·지리적 이점에 더해 중국자본의 유입은 분명한 매력이란 얘기도 나온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물론 홍콩의 자유민주적 시스템이 흔들리고 정치체제가 바뀔 수 있다는 건 큰 위험이긴 하지만, 시장은 돈이 되는 곳에 모이기 마련”이라며 “돈이 된다면 체제에 상관없이 홍콩이 금융허브 자리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고, 돈이 안된다면 특별지위가 유지된다 해도 홍콩은 외면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AFP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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