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秋 '통제' 4번·尹 '설득' 7번… 단어에 담긴 수장의 메시지

2020/08/04 11:37:32아시아경제

지난 3일 신임검사 임관ㆍ신고식에 각각 모습을 드러낸 추미애 법무부 장관(우)과 윤석열 검찰총장 /


[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지난달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 후 극한 대립으로 치달은 추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이 각각 '통제'와 '설득'이라는 단어를 거듭 사용하며 서로 다른 메시지를 전달했다. 법무부와 대검찰청의 양 수장이 제시한 조직 관리 키워드로 추 장관은 '통제'를 기반에 둔 검찰 개혁을, 윤 총장은 최근 대검과 지검간 발생한 갈등의 원인을 담은 것으로 풀이된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전날 신임검사 임관ㆍ신고식에 각각 모습을 드러낸 이들은 현안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피했지만 흔들리는 조직을 다잡겠다는 분명한 의지를 드러냈다.


10분여 남짓한 발언 시간에 추 장관은 '통제'라는 단어만 4번을 언급했다. 추 장관은 "검사는 인권감독관으로서 수사의 적법성을 통제하는 본연의 역할에 충실해야한다"며 "외부로부터 견제와 통제를 받지 않고 수사권과 기소권을 함께 행사하면 필연적으로 권한남용과 인권침해의 문제가 발생한다"고 꼬집었다. 취임 초기부터 검찰개혁을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요구'로 평가하고 민주적 통제를 받는 검찰을 만들겠다며 보여 온 의지를 표명한 셈이다.


'개혁'이라는 단어 역시 4번이나 나왔다. "여러분 권력기관의 개혁은 국민의 열망을 담은 시대적 과제"라며 지난 1월부터 법무부가 추진한 수사권 개혁을 설명한 게 대표적이다. 추 장관은 "이번 개혁으로 검찰에 집중된 과도한 권한을 분산하고 검찰 경찰이 상호견제하고 균형을 이루어 민주적인 형사사법 제도로 가기 위한 초석을 다지고 있는 중"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검찰의 역할이 줄어드는 건 아니다"라며 "여전히 부패·경제·선거 등 중요 범죄에 대해 수사를 하고 경찰의 수사를 통제해야 할 막중한 책임을 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윤 총장은 '작심 발언'으로 해석할 수 있는 강한 어조를 보였다. 과천에서 서초동 대검찰청으로 자리를 옮긴 신임검사들에게 "헌법의 핵심 가치인 자유민주주의는 평등을 무시하고 자유만 중시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이는 민주주의의 허울을 쓰고 있는 독재와 전체주의를 배격하는 진짜 민주주의를 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자유민주주의는 법의 지배로 실현된다. 대의제와 다수결 원리에 따라 법이 제정되지만 일단 제정된 법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적용되고 집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권력형 비리 의혹을 수사한 뒤 여권으로부터 퇴진 압박을 받아온 윤 총장의 작심 발언으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특히 지난 주말부터 원고를 직접 다듬어 온 윤 총장은 추 장관보다 조금 긴 발언 시간에 '설득'이라는 단어만 7번을 반복하며 앞선 강한 어조와 다른 결의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윤 총장은 "선배들의 지도와 검찰의 결재 시스템은 명령과 복종이 아니라 설득과 소통의 과정"이라며 "자신의 생각을 동료와 상급자에게 설득해 검찰 조직의 의사가 되게 하고 법원을 설득해 국가의 의사가 되게 하며 수사대상자와 국민을 설득해 공감과 보편적 정당성을 얻어야 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는 최근 발생한 서울중앙지검과 대검찰청간의 갈등을 지적한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검언유착'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 정진웅 부장검사와 피의자인 한동훈 검사장(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은 휴대전화 유심 압수수색 과정에서 물리적으로 충돌한 바 있고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은 매주 수요일 윤 총장에 대한 대면 주례보고를 한 달 넘게 서면으로 대체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최근 윤 총장에게 "명을 거역하지 말라"고 발언한 추 장관을 겨냥한 발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앞서 추 장관은 지난 6월 한 검사를 법무부가 직접 감찰하라고 명령한 것과 관련, "(윤 총장이)나의 지시를 절반 잘라먹었다. 검찰청법에 따라 장관이 구체적 사안을 지휘할 수 있고 지휘했으면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검찰 관계자는 "최근 일련의 사건들을 통해 검사는 설득으로 움직이고 소통으로 사안을 해결해야한다는 의미를 전달한 것"이라며 "검사의 가장 기본적인 덕목과 자세로 설득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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