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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길의 가을귀]'동전의 양면' 같은 바이든·트럼프

2020/11/01 00:03:27아시아경제


조 바이든은 약점투성이다. 지난해 민주당 경선에 뛰어들자 성희롱 추문이 잇따랐다. 네바다주 부지사에 출마했던 루시 플로레스를 시작으로 작가 D.J. 힐, 대학생 케이틀린 카루소, 민주당 당직자 엘리 콜 등이 “나도 당했다”며 들고일어났다. 지난 4월에는 성폭력 의혹도 제기됐다. 바이든 사무실에서 일했던 타라 리드가 1993년 상원 건물에서 가방을 건네주러 갔다가 키스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바이든은 완강하게 부인했다. MSNBC 방송에 출연해 “그것은 사실이 아니다. 이런 일은 결코 일어난 적이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27년 전 일이 왜 제기되는지 모르겠지만, 그녀의 동기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진 않겠다”고 했다.


바이든은 말실수도 잦다. ‘이상한 다리 색깔 스토리’로 불리는 연설이 대표적인 예다. 2017년 6월 어린 흑인 학생들을 옆에 두고 다음과 같이 말했다. “저는 다리에 털이 많은데, 그게 변해요. 금발로요. 해가 비치면요. 그러면 아이들이 다가와 제 다리를 쓰다듬곤 합니다. (…) 저는 바퀴벌레에 대해, 무릎에 뛰어드는 아이들에 대해 알게 됐어요. 전 아이들이 제 무릎에 뛰어드는 걸 좋아합니다.” 횡설수설에서 ‘바퀴벌레’ 표현은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백인들은 인종차별적 의미로 흑인을 ‘바퀴벌레’라고 부르는 경우가 있다. 미디어들은 “제정신이냐”며 질타했다.


바이든은 온갖 악재에도 올해 미국 대통령 후보 민주당 경선에서 버니 샌더스, 엘리자베스 워런, 피트 부티지지, 마이클 블룸버그 등을 제치고 대선 후보가 됐다. 이틀 앞으로 다가온 미국 대선에서도 우세를 보인다. 미국인들은 말실수가 잦고 구설수도 많은 바이든을 왜 지지할까? 홍장원이 쓴 ‘바이든 이펙트’는 지난 8월 17일부터 20일까지 위스콘신 밀워키에서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에 주목한다. 미국 대선 후보를 공식 선출하는 행사다. 바이든은 강단에 올라 후보 수락 연설을 했다. 유명 인사들은 연설로 지지를 보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부인 미셸 오바마,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 등이다. 바이든을 미국인들이 좋아하는 지도자로 포장하기에 여념이 없었다.


앨런 거버 예일대 교수 등이 쓴 ‘왜 사람들은 투표하는가’에 따르면 유권자의 투표 여부는 특정 후보를 얼마나 호의적으로 보는지에 직접적 영향을 끼친다. 투표 이론에 합리적 선택, 정당 선택 등 여러 가지가 있으나 후보에 대한 호감도가 매우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바이든 이펙트’는 바이든 캠프 또한 공약 소개나 정책 전략보다 호감도를 극대화하는데 몰두해왔다고 한다. 정점으로 민주당 전당대회를 가리키며 품성에 방점이 찍힌 홍보 활동들을 구체적으로 열거한다.


이는 ‘미국의 정신’을 되찾아야 한다는 바이든의 호소와 일맥상통한다. 그는 매번 도널드 트럼프의 인종주의와 차별주의, 저급한 태도, 고립주의적 시각이 미국을 망치고 있다고 역설한다. 트럼프는 미국 대통령이 마땅히 갖추어야 할 ‘품격’이 없다는 지적이다. 이 책은 이 같은 전략이 뚜렷한 차별화를 만들어냈다고 한다. “바이든은 ‘미국적인 가치’에 가장 잘 어울리는 대통령 상인 것이 분명하다. 가족 중심적이고 이웃에게 따뜻하며 불의를 보면 참지 않고 차별과 배제를 혐오하는 이미지가 있다”면서 “미국이 추구하는 ‘정치적 올바름’에 가장 잘 들어맞는 후보”라고 한다. “트럼프는 이와 관련한 거의 모든 것에서 바이든과 대척점에 서 있다”고 한다.


하지만 저자는 바이든의 당선을 장담하지 않는다. 사람이 양면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겉으로 보이는 이미지는 바이든과 비슷해 보이기를 원한다. 자신이 그런 이미지로 남들에게 소비되기를 바란다. 바이든에 대한 지지는 자기도 ‘바이든이 가진 따뜻한 품성을 갖춘 사람이다’라는 메시지를 주고 싶은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러나 사람은 자신보다 못한 사람을 무시하고 나와 다른 사람을 경멸하며 작은 이익을 위해서라면 이웃의 피해는 아랑곳하지 않는 면모도 있다. 지금도 많은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얼굴을 드러내놓고 말할 수 없는 수많은 차별적인 메시지들이 지지를 받으며 읽힌다. 2016년 트럼프가 “멕시코 국경에 장벽을 쌓고”, “이민자를 추방하겠다”는 혐오와 배제의 메시지를 들고서 당선된 것은 다수 미국인의 무의식이 트럼프의 메시지에 공감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저자는 바이든과 트럼프야말로 지금 미국이 가지고 있는 심리를 ‘동전의 양면’처럼 보여주는 인물들로 본다. “겉으로는 바이든처럼 자신도 품격 있게 보이기를 원하지만, 속마음은 트럼프가 내뱉는 독설에 공감할 수 있다”면서 “두 후보 모두 미국을 대변하는 인물”이라고 한다. “두 후보를 겹치면 미국의 모습이 나온다”면서 “투표는 철저한 ‘비공개’를 원칙으로 한다. 그래서 선거 결과는 끝까지 예측하기 힘든 측면이 있다”고 한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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