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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인터뷰] 배우보다 사람냄새가 나는, 배우 홍우진

2015/05/04 09:15:50매일경제
[MBN스타 김진선 기자] 배우 홍우진은 뮤지컬 ‘로기수’와 연극 ‘유도소년’을 오가며, 다시 오르는 연극 ‘나와 할아버지’에 대한 기대도 내비쳤다. 홍우진은 연극과 뮤지컬, 상업극과 그렇지 않은 작품까지 자유롭게 오가며, 자신의 활동 영역에 제한을 두지 않는 배우다. 특히 홍우진에게는 배우보다 사람냄새가 짙었다. 덕분에 작품은 보다 관객에게 가깝게 다가가고, 관객은 작품에 더 동화될 수 있다. ‘홍우진’으로 작품에 더욱 공감할 수 있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홍우진은 언제 어디서든 짓궂은 미소를 지으며 짜잔 나타나 장난을 칠 것 같다가도, 작품에 대해 밤새 이야기를 나눌 것 같은 진지함이 묻어난다. 그는 “어떤 사람인가요”라는 말에 “겪어보면 괜찮은 사람이죠 뭐”라고 답하며 구수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아프지만 재밌는 작품 ‘유도소년’, 세 동생이 있는 ‘로기수’”
홍우진은 “몸 좀 아끼면서 하시지 그러냐”는 첫 물음에 배시시 웃다가 “(무대에 오르는 것이) 정말 재밌다”고 답했다. 인사를 하는 그의 목소리를 쉬어있었고, 복숭아뼈 부근은 물이 차 있었기 때문에, 빨간불이 켜진 그의 건강이 심히 염려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홍우진은 “아프지 않다. 수술을 하면 3개월은 쉬어야 한다는데 아직 계획은 없는 상태”라며 아무렇지 않다는 듯 말했다.

그는 이어 “열심히 하는 게 아니라 정말 재밌다. ‘유도소년’은 재밌는데, 몸이 아프고 힘들어서 가끔 내뱉는 농담이 있다. 그 농담 때문에, 행여 연출이나 작가들이 내가 정말 작품을 싫어하는 것처럼 보일까봐 걱정이 되곤 한다”며 자신을 걱정하는 창작자들을 언급하며 “내가 더 미안한 맘이 든다”고 덧붙였다.

홍우진은 “‘유도소년’에서 몸을 많이 쓸 뿐 아니라 극을 이끌어가는 힘이 크기 때문에 오히려 ‘로기수’는 심적으로 편하다”고 말했다. 무대를 뛰어다니고 소리를 지르는 전작들에 비해 ‘로기수’는 비교적 체력소모가 덜하기 때문이다.

물론 ‘로기수’에서도 만만치 않은 격투신과 감정신이 있다. 탭댄스에 빠진 동생 로기수와 이념 때문에 갈등을 빚기도 하며, 동생을 지키기 위해 싸움도 불사한다. 홍우진은 이에 대해 “오히려 노래가 신경 쓰인다”며 “노래를 더 잘하고 싶은 생각이 든다. 작품이 끝나고 오의식과 ‘노래를 배울까’, 라는 말을 종종 했다”며, 최근에는 이지숙에게 노래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고 덧붙였다.

홍우진은 ‘로기수’에서 김대현, 윤나무, 유일의 세 동생과 호흡을 맞춘다. 작품 상 끈끈한 형제애를 표현해야 하기에, 그들을 대하는 마음도 남다를 수밖에 없다. 그는 “김대현은 보면, 그를 향한 걱정에 정말 화가 나지만, 윤나무에게는 안타까운 마음이 절로 든다. 유일을 보면 응석을 받아줘야 할 것 같다고 털어 놓았다.

“극단 ‘간다’ 작품, 나를 다시 일깨워준다” 홍우진은 쉬지 않고 작품을 하는 것에 대해 “작년에 아버지가 돌아가셔서 어머니에게 생활비를 드려야 한다. 목적이 뚜렷해 졌다”고 말했다. 그는 부모님을 생각하는 마음이 컸다. 앞서 ‘유도소년’ 프레스콜에서 홍우진은 작품을 다시 하는 이유에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에 마지막으로 보셨던 작품이다. 아버지와의 즐거운 생각을 회상하며 마지막으로 해보자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힌 바 있다.


또 그는 극단 ‘간다’의 작품이 자신을 일깨운다고 말했다. 홍우진은 “작품이 물론 재밌으니까 하는 이유가 가장 크지만, 사실 극단 배우들끼리 하는 작품이 지친 마음을 리마인드 시켜준다”고 털어놨다.

최근에는 다양한 장르의 작품으로 관객들을 만나지만, 홍우진은 3년 전 까지만 해도 일반 관객들이 모르는 실험적인 연극 무대에 올랐다. 그는 “우리끼리 재밌고 좋은 작품을 했지만, 내가 더 인지도가 있으면 작품을 더 알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2013년 ‘나와 할아버지’를 시점으로 생각이 바뀌어 다양한 장르의 작품에 출연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연극만 하는 분들이 보기에 극단 작품이 상업적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상업극과 그렇지 않은 작품까지 해본 내 생각에는 중립을 잘 지키고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홍우진이 무대에서 희열을 느끼는 작품은 극단 작품이었다. 홍우진은 “다른 작품을 하면서 만난 배우들과는 사실 더 깊이 통할 수 있는 부분이 적더라. 유대가 깊게 들어가기 않고 마음이 지치기도 했다”고 솔직한 마음을 덧붙였다.

그는 생각이 명확했다. 그는 “내가 좋아하는 방향으로 갈 수 없는 작품은 포기했다”고 밝히며 호흡을 맞추는 배우 뿐 아니라, 말하고자 하는 작품이 작품을 선정하는 데 있어 큰 부분을 차지한다고 설명했다.

극단 ‘간다’, 그리고 민준호와 오의식
홍우진은 첫 인상은 까불까불 장난꾸러기 같지만, 누구보다 진중하다. 그는 다양한 작품을 통해 관객을 만나고 있는 자신에 대해 “민준호 대표가 잘 만들어진 것 같다. 중심을 잘 잡아준 것”이라며 “작품의 장르가 바뀔 때도 명확하게 조언을 해줘 많이 배울 수 있었다”고 말하며 민준호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누군가의 조언을 듣는 것을 안 좋아하고, 누구의 말을 잘 듣는 편은 성격이 아니지만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은 잘 듣는다”며 “쓸데 없는 자존심이 있긴 하지만, 필요한 것은 잘 받아들인다. 잘 포기하고 잘 받아들이는 성격”이라고 말하며 짓궂은 웃음을 지었다.

홍우진은 오의식에 대한 언급도 잊지 않았다. 그는 “의식이와 생각하는 게 거의 비슷하다. 깊이 얘기를 나누지는 않지만 느끼는 것이 거의 비슷하다”며 “서로 잘 알고 보는 눈도, 생각하는 것도 비슷해서 작품을 하면서 통하는 게 있다”고 말했다.

홍우진만의 후배사랑, 곧 선배, 형들의 마음 홍우진은 대학로 배우들 사이에 닮고 싶은 형이자 선배, 믿음직한 후배이자 동생으로 통한다.

그는 선배들에게 자신이 받았던 애정을 고스란히, 자신 만의 스타일로 후배들에게 전하는 따뜻한 선배이자 형이었다. 홍우진은 “본능적으로 다가가도 괜찮을 장면에서 고심하는 후배들이 있다. 의식이는 후배들에게 조언을 하지만 난 그런 편이 아니다. 스스로 깨우치도록 냅둔다”고 말했다.

공연 내내, 정말 얘기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느낄 때 말고는 믿고 지켜봐준다는 것이 홍우진의 후배 사랑법이다. 그는 “존경하는 선배들에게 스스로 깨우치도록 배웠고, 어느 샌가 동등한 동료로 인정해 주더라. 누구나 할 수 있는 얘기가 아니라, ‘누가’ 해주냐에 따라 다른 얘기가 되지 않는가”라며 “10년 전에는 이해할 수 없는 이야기들을 깨우치고 찾아가게 되더라”고 마음을 털어놨다.

상대방의 진심까지 이끌어내는 배우
홍우진을 보면 영화나 드라마를 통해 더 많은 대중을 만나 더 많은 사람들이 배우의 진가를 봤으면 하는 생각을 들게 한다. 상대방의 진심까지 이끌어내는 깊은 눈을 지녔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홍우진은 진선규와 오의식을 언급하며 “공연이 아닌 영화나 드라마를 하면서 충족감을 주는 극단을 더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재밌어서 하는 일인데, 생활을 위해 작품을 하고 재미를 잃으면 안 되지 않나”라고 말했다.

결국 홍우진은 ‘좋은 사람들’과 ‘좋은 작품’을 하고 싶은 바람이 강했다. 그는 “원대한 꿈이 있는 것도 아니고 내 즐거움에서 벗어나는 선에 있는, 주어지는 일을 하지 않았으면 한다. 본질에서 벗어나지 않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바람을 전했다.

김진선 기자 amabile1441@mkculture.com/페이스북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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